정책과 동향
프랑스 2차 전지 산업, 아시아 기업과의 기술 협력 수요 지속
작성자 : 편집부
2026-03-05 |
조회 : 22
- EU, 산업 자율성을 목표로 전략적 기가팩토리 설립 중이나, 기술 숙련도 측면에서 목표 생산량 달성
어려운 상황
- 아시아 기업과의 기술적 협력 필요성 고조
2025년 12월 11일, 프랑스 북부 덩케르크 인근 부르부르그(Bourbourg)에서는 프랑스 주요 정치, 산업계 인사들이 참여한 기가팩토리 공식 개소식이 열렸다. 설립기업은 베르코(Verkor)로, 2020년 프랑스 그르노블에 설립된 전기차 배터리 스타트업이다. EIT InnoEnergy, Schneider Electric, ESN Capgemini, Renault Group, Arkema, Plastic Omnium 등의 기업이 지분을 나눠 가지고 있다.

베르코는 고성능 저탄소 배터리를 전문으로 개발하며, 마크롱 대통령은 2022년 2월, “프랑스 최초의 저탄소 배터리셀 기가팩토리가 덩케르크에 건설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투자 규모는 약 15억 유로이며, 그중 6천만 유로는 지역 정부로부터 지원받고, 슈나이더 일렉트릭(Schneider Electric), 아르케마(Arkema), 캡제미니(Capgemini)와 같은 글로벌 기업과 주요 파트너사인 르노(Renault)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장은 2026년 초부터 리튬이온 배터리 셀을 생산할 예정으로, 약 1,200명의 직접고용 및 3,000명의 간접 고용을 창출하고, 2027년까지 연간 최대 30만 대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다. 초기 생산능력은 16GWh이며, 르노 그룹의 전기차에 고성능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프랑스 산업계에서는 이번 기가팩토리 개소를 “프랑스 배터리 밸리라 불리는 산업 클러스터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더하는 중요한 사건”이라 평가하고 있으며, 리튬이온 배터리 가치사슬을 지배하고 있는 경쟁국에 맞서 유럽의 산업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한발로 평가하고 있다.
프랑스 기가팩토리 현황

프랑스 북부, 벨기에와의 접경 지역에 위치한 오-드-프랑스(Hauts-de-France) 지역은 프랑스 자동차와 차량용 배터리 생산 공장 집결지다.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분야에서 프랑스 최대의 중심지이자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거점으로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있다.
우선, 2023년 5월 30일 프랑스-독일 합작기업(2020년 1월 스텔란티스, 토탈에너지, 메르세데즈 공동 설립)인 ACC(Automotive Cell Company)가 프랑스 북부 두브랑(Douvrin)에 첫 번째 기가팩토리를 설립했다. 초기 생산라인은 13GWh 수준으로 출발했으며, 2030년까지 40GWh 이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는 50만 대 이상의 전기차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다만 현재 대규모 생산의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첫 번째 블록의 생산능력은 13GWh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공장은 예상 생산량을 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가동된 기가팩토리는 일본-중국계 그룹인 Envision-AESC 그룹이 르노 그룹과 협력해 설립했다.
Envision은 상하이에 본사를 둔 중국 기업이지만, 배터리 자회사인 AESC는 일본에 본사를 두고 있다. 약 20억 유로를 투자, 차세대 르노 전기차를 위한 배터리를 생산한다. 공식 생산은 2024년~2025년 사이 시작됐으며, 2025년 본격적인 양산 단계에 진입했다. 첫 번째 생산라인은 인근에 위치한 전기차 조립라인, 특히 르노 5 생산에 공급하고 있다. 초기 생산능력 9GWh(배터리 약 20만 개 규모)를 갖추었으며, 현재 프랑스에서 산업적 규모로 셀을 생산하는 몇 안 되는 공장 중 하나다.
앞서 살펴본 베르코(Verkor)에 이어 네 번째 기가팩토리는 프롤로지움(ProLogium)에서 설립하고 있다.
지난 2023년 8월 3일, 유럽연합집행위원회는 프랑스 정부가 15억 유로 규모의 보조금을 대만 배터리 제조 기업 프롤로지움(ProLogium)에 지급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프랑스의 지원으로, 프롤로지움은 48GWh(기가와트시)를 생산할 수 있는 기가팩토리를 프랑스 북부 덩케르크에 설립하고, 전기 자동차용 차세대 배터리를 연구 개발하게 된다.
프롤로지움은 2026년 말 생산을 목표로 2023년 9월부터 덩케르크 공장 프로젝트에 대한 공개 협의를 시작했다. 일간지 르몽드는 프롤로지움이 충전 시간을 단축한 배터리 생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2030년까지 총 52억 유로를 투자해, 3,000개의 일자리와 12,000개의 간접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보도했다.
아시아 파트너십 수요 지속 전망

프랑스의 기가팩토리 건설은 국가전략산업에 속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2023년 5월, 2030년까지 매년 프랑스에서 200만 개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해 오-드-프랑스(Hauts-de-France)지역에 기가팩토리를 건설해, “2027년까지 생산 자립을 달성하고 2030년까지 수출 능력을 확보함으로써 전기차 경쟁에서 선두를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밝힌 바 있다.
이후 약 2년 반이 지난 2025년, 오-드-프랑스지역에는 기가팩토리를 위한 투자가 지속되고 있지만, 목표 달성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해당 지역에 발표된 5개 공장부지 중, 현재 가동 중인 공장은 두 곳뿐이고, 여전히 성장 단계에 있으며, 다소 혼란스러운 초기 단계를 경험했다는 평가다.
두브랑(Duvrin)에 위치한 ACC의 경우, 2024년 9월 이후 스텔란티스와 메르세데스 차량 1만 대 분량의 배터리를 생산했는데, 기대만큼 생산 속도가 빠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첫 번째 블록의 명목상 생산능력이 13GWh임에도 불구하고, 예상했던 생산량을 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제점은 공정 핵심 단계, 특히 전극 코팅 및 캘린더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의 안정성은 셀의 성능과 산업적 수율 모두에 영향을 미친다. 높은 불량률과 목표치 미달 생산 속도가 생산 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문제인데, 아시아 공장들보다 높은 수준이다. 결국 가격 경쟁력이 문제라는 이야기다.
프랑스 산업 전문지 위진 누벨(Usine Nouvelle)에 따르면, 업계는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지난 15년간 기술 숙련도와 대규모 산업화 측면에서 탄탄한 경험을 쌓아온 아시아 선도기업 수준까지 도달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고, 추월하겠다는 주장은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자본 집약적이지만 낮은 영업 이익률을 보이는 이 분야에서 기업이 수익성을 확보하려면 생산된 셀 중 품질 기준을 충족하는 비율이 약 90% 수준을 유지해야 하는데, 유럽과 아시아산 간의 경쟁력 격차가 크다. AESC 공장의 경우, 프랑스산 배터리가 30% 더 비쌀 수 있다는 추정도 보도됐다.
이런 문제로, 프랑스의 기가팩토리들은 아시아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 ACC의 경우, 약 200대의 기계로 구성된 생산라인을 완벽하게 통합하기 위해 중국 제조사 이브 에너지(Eve Energy)의 운영자 100여 명을 고용했고 보도됐다. 이 팀은 가동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프랑스 직원들에게 기술 역량을 전수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베르코(Verkor)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객사 알핀(Alpine)에서 처음으로 출시하는 SUV인 A390 모델의 생산량 증가 속도를 따라가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재 충분한 생산량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로, 오랜 파트너인 LG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보도됐다.
베르코의 최우선 과제는 ACC와 동일하다.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최대한 신속하게 대량 생산하는 것인데, 이는 시장이 리튬인산철(LFP) 및 전고체 배터리 등 다른 기술들을 기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려운 과제다.
유럽 기업들은 아시아 기업들과의 협력 필요성을 고민하는 추세다. 위진 누벨의 보도에 따르면, 독일 잘스기터(Salzgitter)와 스페인 발렌시아에 두 개의 기가팩토리를 완공 중인 제조사 파워코(PowerCo)는 중국 전문 기업 고션 하이테크(Gotion HighTech)의 지분 26%를 확보하기 위해 10억 유로 이상을 투자했으며, 현재 이 기업과 함께 프리즘형 셀 기술을 개발 중이다.
전문가 의견 및 시사점
EU의 배터리 생산 전략이 현실화되고 있다. 프랑스와 EU는 배터리를 산업 주권의 핵심으로 보고 대규모 투자 중이지만, 생산 수율, 원가, 기술 성숙도 측면에서 아시아 경쟁국과의 격차는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배터리 기업과 소재, 장비 기업은 유럽 배터리 산업의 경쟁자라기보다 필수 파트너로서의 위상을 당분간 유지할 가능성이 크며, 특히 생산 안정화, 고부가 배터리, 차세대 기술 전환 국면에서 전략적 기회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차전지 유럽 진출 기업 A 사의 L 씨는 파리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이차전지 분야에서 한국, 중국이 선진화된 기술 보유로 원자재 확보, 배터리 효율성, 안정성, 비용 측면에서 유럽 업체와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 중국 기업들은 과거 오랜 생산 경험으로 오류 수정 데이터가 있는 반면, 유럽 생산 기업은 전기차용, ESS용 배터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한국, 중국 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기술 이전 또는 발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프랑스 시장에 기술 협업 등의 방식으로 진출을 생각하는 한국 기업은 “기술 협약 계약 조건을 상세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현지 휴가 기간 등을 감안해 여유롭게 일정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자료: Verkor, ACC, Envision, Prologium, ARIA Hauts-de-France, Usine nouvel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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